오늘 하루는 최악의 날이었다.
며칠 전 중고로 구매한 아이패드가 아침부터 화면 꺼짐 현상을 반복하니까 너무 짜증이 났다.
알아봤더니 19년도 초에 나온 모델은 특정상황(추우면 화면 꺼짐 현상)이 발생한다고 애플 공식사이트에 기재되어있었고
애플은 실수를 인정하고 2년 동안 무상교체를 지원하기로 되어있었다. 오 ? 개꿀인걸 하고 인턴담당자님에게 외출한다고 말씀드리고 아이패드를 수리하러 갔다.
대기시간이 30분이 넘어 2차빡침 겨우 내 차례가 돌아오니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된다. 왼쪽 모서리에 아주 자그마한 액정이 파손되어있었고( 중고로 구매할 때 꼼꼼히 확인했는데도 알 수 없을 정도의 미세한 파손) 이 파손으로 인해 무상교체가 불가능하단다…. 그럼 수리를 해달라고 하니까 아이패드는 수리 말고 교환만 가능하다고 한다. 그럼 사설에서 액정 고치고 여기서 리퍼 받겠다고 하니까 그건 무단개조란다. 미치고 환장할 노릇 애초에 잘못 만들어놓고 미세한 손상이 있으니 교체 안 해주겠다니 진짜 너무 화가 났고 판매자도 알고 팔았다는 생각에 눈깔이 뒤집혔다.
교체비용은 54만 원이라는데 처음엔 엄두도 안내다가.
버스정류장에서 결국 추위를 못 버티고 맛탱이가 간 아이패드를 보고 54만 원을 주고 교체하기로 했다.
진짜 돈절약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54만원이 그냥 날아가 버렸다. 이럴 거면 새것을 샀지, 에어4를 샀지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
화가 잔뜩 난 상태로 판매자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모르는 척 하는 것인지 전혀 모르고 있더라 그 와중에 속으로만 부글부글하던 화를 정작 판매자에겐 내지도 못하고 자초 지명을 설명하고 수리비를 얼마 정도 보태달라고 부탁했다.
난 따지지도 못했다. 따질만한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액정을 깨뜨린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니까 판매자는 하나하나 다 맞는 말만 하더라 그래도 수리비 10만원 보태주셨다.
결국, 재대로 확인하지 못한 내 탓이다.
그래서 오늘 기분이 아주 뭣 같았다.
최근 착오송금으로 35만 원을 날린 것도 모자라
중고거래를 잘못해서 54만원을 추가로 날렸다.
씩씩대면서 토익학원 등록을 하고
명인만두에서 밥을 먹는데 밥이 안 넘어갔다.
근데 명인만두 사장님은 너무 밝으시더라.
난 이렇게 이상한 곳에서 감명을 받는다.
명인만두 사장님은 쓸데없이 친절하고 난리다.
서비스 정신이시겠지만 너무 밝으셨다.
긍정적인 사람이 곁에 있으면 긍정적으로 바뀐다는 게
정말 맞는 말 같았다.
이상하게 내가 화를 내고 걱정하는 것이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를 내고 걱정한다고 변하는 것이 아니다.
판매자가 나에게 사기를 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찌할 방법이 없다.
화가 나지만 화를 다스릴 줄 알아야 영명한 사람이 될 수 있다.
화속에 복이 있고
복속에 화가 있다.
삼국지 위나라 사마의 말이다.
이 말을 되새기며 멘탈을 가다듬고 화속에서 복을 찾아보자
나는 앞으로 중고거래를 할지 안 할지 모르겠지만
더욱더 신중할 것이고 송금을 하기 전에 두 세번 확인할 것이다. 이게 경험 이주는 화속에 복을 찾는 방법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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