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1일 9시에 초롱이의 숨이 더 이상 뛰지않았다.
초롱이는 14년간 우리와 함께했던 반려견이다.
불과 1주일 전만해도 팔팔하게 뛰어다니던 초롱이는 심장이 부어올라 헛기침을 하기 시작하더니
하루 이틀만에 폐수종과 고혈압 판정을 받고 이틀 전 세상을 떠났다.
초롱이가 떠나는 순간 나는 26살 성인의 울음이 아닌 12살 초롱이를 처음 데려왔을 때
초등학교 5학년의 나처럼 엉엉 울었다.
초롱이가 숨을 안쉬었을 때 초롱이의 모습은 너무 편안해보였다.
폐수종으로 인해 숨을 가파르게 쉬었고 밥도 못먹고 잠도 못자고 있는 초롱이를 보면서 마음이 너무 불안했지만
야속하게도 초롱이가 세상을 떠난 후 불안한 마음보다 슬픈마음이 든 것은 심적으로 더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나보다 더 슬퍼하는 엄마와 여동생을 보면서 나는 슬퍼할 수 없었다.
나까지 슬퍼하면 너무 비참하니까 누군가는 위로를 해야되는 상황이니까
엉엉울다가도 미리예약했던 건강검진을 받기위해 애견장례식 픽업차량을 불러놓고 엄마와 동생에게 초롱이를 맡기고
난 집에서 나왔다. 이게 감정과 현실의 차이인 것 같다.
초롱이가 세상을 떠나도 사회는 바뀌는 것이 없다.
난 앞으로 반려견을 키울 수 없을 것 같다. 언젠가는 이렇게 이별하게 될 테니까...
이틀이 지난 후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초롱이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이 글을 쓰고 있지만
마음약한 엄마가 많이 걱정된다.
엄마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작년에 연달아 보내드리고 올해 초롱이까지 보내서 많이 힘드실 것 이다.
14년 동안 살았으면 강아지로 치면 엄청 장수한 셈이다. 주위에서도 대부분 그렇게 이야기한다.
초롱이에게 많은 사랑을 주었지만 떠나고 나니 못해준 것만 생각나고 많은 것들이 후회된다.
나를 귀찮게 했던 초롱이가 너무나 보고싶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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