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광주에서 3개월 동안 머신러닝 개발자로 근무했고 7월 9일 퇴사했다.
7월 9일(퇴사일)부터 8월 26일(최종 합격일)까지의 내용을 기록해보고자 한다.
먼저 퇴사하고 느낀 점을 말해보면
처음 구직할때는 "제발 일만 시켜주십시오 뭐든지 하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런 마인드였다.
그리고 일을 시켜준다니까 전라도 광주까지 가서 근무했다. (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미친놈인가?.. )
이 마인드가 처음엔 좋게 작용했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 이 회사가 내 커리어 혹은 내 최종 목표에 있어서 도움이 되는 회사인가.
-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진취적이고 열정이 있는가
- 신입이기 때문에 배울 수 있는 상사(중간급)가 존재하는가
- 경영자가 인공지능 및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가
이런 부분을 짧은 기간(3개월)이었지만 크게 느꼈고
물론 뽑는 입장인 회사가 결정권을 쥐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나도 이런 부분들을 경험하고서 이직 준비를 할 때 고려하기 시작했다.
*거짓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연봉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일만 잘하면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함 + 신입이 무슨 높은 연봉을 바라냐 이런 생각?
이력서 및 서류 전형
7월 12일 이력서를 업데이트했고,
내가 기존에 관심이 많았던 추천 시스템 개발자로 지원을 했다 3군데 정도?
3군데 전부 기업에 맞는 이력서를 작성했다. (시간이 많이 소요됨)
이게 정성이라고 생각했고 회사에 대한 관심을 어필했다.
하지만 내 이력서는 어떤 기업에서도 선택받지 못했다.(회사에 대한 관심이 억지성이 많았음 ㅋㅋ)
그리고 이력서 쓰는 게 너무 지쳐버렸다. 맞춤형 이력서 3개 작성
그러던 도중 나와 비슷한 시기에 퇴사했던 선임 형이 있었는데
그 형은 퇴사하자마자 더 좋은 조건으로 이직했다고 했다.
그래서 그 형을 붙잡고 이력서 첨삭을 부탁했다.
형은 흔쾌히 수락했고 좋은 말만 하려고 하는 형의 성격을 알기에 쓴소리만 해달라고 부탁했다.
진짜 쓴소리만 해주시더라 덜 아프게 ㅎㅎ
문제점을 요약하면 경력기술서가 너무 빈약하다는 것과 이력서 제목과 자기소개서가 이목을 끌기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형의 이력서 제목을 보니까 "금고의 골드바 하나 넣어두시기 바랍니다" 이거였다.. 충격이었다.
자신이 골드바라고 칭하면서 자신감을 어필했고
골드를 녹여서 어떤 물건도 만들 수 있다는 특성으로 모든 일이든 빠르게 녹아들어 열심히 하겠다는 열정을 어필했다.
심지어 재밌기까지 눈길이 확 당기는 이력서다. 나 같아도 뽑았을 거 같다.
그리고 경력기술서를 프로젝트별로 개조식으로
정리하라고 했다.
- 담당 역할
- 기술 스택
- 기간
- 개발 인원
- 상세 내용
그래서 난 경력기술서 형식을 형과 똑같이 작성했다.
경력기술서가 전보다 훨씬 깔끔해졌고 내용도 풍부해졌다.
그리고 눈에 띄게 이력서 제목과 자기소개서 제목을 바꾸었다.
이전 이력서 제목 : 신입 머신러닝 개발자 이력서
수정 이력서 제목 : 인공지능처럼 반복(Epoch)으로 다져진 신입 AI 개발자입니다.
* Epoch 은 인공지능 학습시킬 때 사용하는 반복 횟수 파라미터이다.
나는 반복 학습할수록 정확도가 높아지는 인공지능을 빗대어 자소서 제목을 수정했다.
이전 자기소개서 제목 : "여러 교육과정을 통한 높은 숙련도"
수정 자기소개서 제목 : "짝퉁 말고 여러 기관에서 인증받은 정품 쓰시길 바랍니다."
나는 3개의 교육과정과 2개의 인턴과정을 거친 경험을 어필했다.
이 5가지 과정 모두 서류와 면접을 통해 선발되었고 그 걸 전부 통과했으니 난 보증된 상품(정품)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그리고 각각의 기업의 이력서를 따로 쓰지 않고 이렇게 공통 자소서를 작성했다.
지원하기 훨씬 편해짐.
무지성 지원 시작!!
대략 한 20군데 이상 지원한 것 같다. ㅋㅋ
좋은 기업 구별하는 법
나는 형(은인)에게서 좋은 기업을 고르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물론 실제 일을 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하지만 대략적으로 기업에 대해서 알 수 있는 방법들.
- 기업의 매출을 확인한다. ( 돈을 잘 버는 기업인가 + 내 월급 밀리지 않게 주는 곳인가 )
- 기업의 퇴사율을 확인한다. ( 퇴사율이 높다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 )
- 기업의 리뷰를 확인한다. ( 퇴사자들의 리뷰를 보고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 * 하지만 퇴사자라는 것을 고려하여 봐야 한다 분노 섞인 글이 너무 많더라 ㅋㅋ
두 가지 웹사이트를 통해 위 사실들을 확인할 수 있다.
크레딧 잡 , 잡플래닛 ( 사용방법은 생략 )
면접
기억나는 면접 스토리
(1). 전화 하소연
먼저 자소서를 수정하고 나서 지원한지 이틀 만에 ( 금요일에 지원했는데 월요일도 아닌 일요일에 전화가 옴 )
면접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그땐 아직 광주에 터를 잡고 있었던 터라 서울에서 면접을 보고
다시 광주로 내려와 이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면접은 보지 않았다.
사실 리뷰와 퇴사율도 한 몫했다. 리뷰가 좋았다면 이사 전에 면접을 보러 갔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면접 참여 전화를 하면서 여러 가지 대화를 했는데
사람들이 자꾸 도망가서 힘들다고 하셨다 ㅋㅋ
(2). 우리 인공지능 기업이야
이곳은 특별하게도 지원한 곳이 아닌 나에게 포지션 제안을 해준 곳이다. 전화통화로 대표님께서 면접을 봐달라고 하셨다.
업무 자동화를 주로 하는 회사이고 로봇을 개발하고 로봇 안에 필요한 인공지능을 개발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그래서 관심이 있다고 하니까 그럼 교육을 들어야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교육을 위해 회사에 방문했다.
그런데 엥? 교육하시는 분이 사무자동화 툴에 대한 교육을 해주는 것이 아닌가.. 엑셀 함수 강의 등등 그래서 여쭤보았다. 혹시
이거 할 사람 뽑으시는 거냐고, 그렇다고 한다. 그럼 인공지능을 하시냐 물었더니 챗봇을 개발했다고 했다.
혹시 그게 머신러닝으로 하신 거냐고 물어보니까 머신러닝을 아예 모르시더라. 예상하건대 룰 기반으로 제작된 챗봇인 거 같다.
요즘 자동으로 뭔가 되면 인공지능이라고 광고하는 회사가 많다고 들었는데 진짜 내가 당할 줄은 몰랐다.
교육담당자님께 잘 설명하고 "제가 생각한 인공지능과 많이 다른 것 같아요" 하고 바로 나왔다.
담당자님도 뻘쭘해하셔서 인사드리고 바로 나왔다.
(3). 다른 곳 면접 안 보면 안돼요?
이곳은 면접을 비대면(Zoom)으로 보았다. 직무 자체가 추천 시스템 개발자를 뽑는 기업이라 관심이 갔고 위치도 영등포라 괜찮다고 생각했다. 리뷰를 보기 전까지.. 리뷰가 작살이 나있더라 경영진에 대한 불만, SI 기업인 만큼 업무 집중도가 많이 떨어지고 개발자가 제안서를 쓰느라 밤을 새우는 등 퇴사율도 높았다. 그래도 면접은 보기로 했고 비대면이라 편한 마음으로 진행했다. 추천 시스템 관련 질문을 많이 하셨고 추천 시스템에 관심이 있던 터라 대답을 잘했다. 근데 부사장? 님 께서 기술면접 중간에 계속 끼어드셨는데 업무와 관련 없는 질문을 계속하셨다. 고등학교는 왜 기재하지 않았냐, 대학교 성적은 왜 기제 안했냐 성적이 낮아서 기제안했냐 등등, 그래서 기술 면접에 집중할 수 없었고 기술 질문을 하시는 분도 제지하지 못하고 가만히 있더라, 이런 것들이 리뷰와 맞아떨어지고(경영자 한마디에 하루아침에 프로젝트를 갈아엎는다)등 여러 가지 안 좋은 부분이 계속 보여서 마무리를 하려고 했고 다른 곳도 면접 일정이 있어서 준비해야 한다고 하니까 갑자기 우리 회사 어떻냐고 물으셨고 대놓고 싫다고 할 수 없어서 좋은 것 같다고 대답하니까 그럼 다른 곳 면접 보지 말라고 하셨다. ㅋㅋ
그 뒤 합격통보를 하셨을 때 고심 끝에 다른 곳으로 결정했다고 하니까 읽씹 하셨다 ㅋㅋ
(4). 하.. 면접하기 싫어~
이곳은 스타트업이라 채용공고에서 열정이 느껴져서 지원하게 되었다. 그래서 방문을 했지만 놀란 게 회사 구조가 가정집 구조로 되어있었다. 신기했다 진짜 스타트업 느낌이 들어 좋았다. 하지만 면접 보는 게 힘들었다. 그냥 계속 질문만 하시고 이력서도 면접 보는 도중에 읽어보시더라 내 깃허브는 당연히 봤을 리가 없겠지.. 내 블로그도 안 봤겠지 질문도 컴퓨터 공학 질문만 하시고 인공지능 질문은 거의 하지 않았다. 개인적인 질문이 없고 그냥 면접에 틀을 정해놓고 그 틀대로만 진행했다.
그러고 물론 아침 10시 30분 이긴 했지만 계속 하품하시고 그래도 성의껏 답변했지만 내가 맘에 안 드셨나 보다 뭐 그럴 수 있지
2시간을 걸쳐서 도착했지만 30분도 안돼서 끝이 났다. 결과는 불합격
하지만 위 면접들이 결과적으로는 도움이 안 된 것은 아니다.
위 면접에서 대답하지 못한 부분은 따로 기억해두었다가 공부했고 이후 면접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
AI 기술면접 질문 모아놓은 곳
https://github.com/zzsza/Datascience-Interview-Questions
입사한 회사의 면접
서류 합격
이곳은 특별하게 잡코리아로 지원하지 않고 원티드라는 플랫폼을 통해서 지원했다. 구직활동하면서 느낀 건데 개발자라면 사람인 잡코리아로 구직하는 것보다 원티드로 하는 것이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 회사 소개가 풍부하고 내용이 구체적이다. 이력서는 동일하게 지원했고 서류 합격 소식을 AI 팀장님께 받았다. 그리고 3가지 링크를 주셨는 데 앞으로 개발하려고 하는 챗봇에 관련한 링크를 주셨고 간단하게 읽어보고 오라고 하셨다. 이전 기업들과 달랐다 숙제를 내주시다니ㅠㅠ 나는 관련 자료들을 살펴보았고 신기하게도 면접 질문 대비를 위해 시작한 공부가 챗봇 개발의 흥미를 느끼게 해주었다. 그래서 숙제를 하면서 챗봇에 관심이 커졌던 건 사실이다.
+ 잡플래닛 퇴사자들의 리뷰도 너무 좋았다.
1차 면접
회사는 강남에 위치하고 있었고 불안한 성격 탓에 40분이나 일찍 도착해버렸다.
내가 가장 원했던 회사인지라 시작 전에 긴장이 너무 많이 되었다. 리더님과 1:1 면접을 진행했는 데 "아이패드 쓰시네요?"등 일상적인 질문들을 시작 전에 계속해주셔서 긴장이 많이 풀렸다. 그리고 우리 대학교 기획교수님과 대학 동기 시더라 그래서 교수님 이야기로 긴장이 더 풀렸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ㅠㅠ ) 면접은 그 전 기업들과 다르게 질문과 대답 형식이 아닌 자연스러운 대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준비한 게 튀어나오는 것이 아닌 정말 자연스럽게 대답이 튀어나왔다. 대답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주시는 능력이 있으신 것 같다.
그래서 대답도 나름 잘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직무에 필요한 기술 질문을 많이 하셨고 깊이 있는 질문도 많았다. 그중 대답을 못했던 경우도 있었는데 대답을 못하니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시 설명해주셨다. 면접 와서 개념을 다시 배우게 되는 기이한 현상 그리고 같이 식사하면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합격을 크게 기대하진 않았지만 면접 경험이 너무나도 좋았다. 함께 일하고 싶었다.
2차 면접
사실 2차 면접이 있다는 말은 듣지 못했는데 2차 면접이 있을 거라고 하셔서 1차 면접 합격 소식을 뒤로한 채 부랴부랴 준비를 했고
기술 면접을 보았으니 2차는 인성면접을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 인성면접 준비를 많이 함 , 성격의 장단점 등등 ㅋㅋ )
다른 기업 최종면접에 이미 합격해서 긴장이 덜 될 줄 알았지만
내가 다니고 싶은 , 내가 정말 원하는 기업이라고 생각해서 인지 긴장이 멈추지 않았다.
2차는 비대면으로 진행했는데 의외로 인성면접이 아니라 포부를 듣는 질문들이 많아서 평소 실력으로 자신 있게 대답했다.
인사팀장님이 면접을 진행하셨는데 열정과 스타트업 정신 그리고 장기근속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면접이었던 것 같다.
인사팀장님 입에서 "좋아요" , "좋네요"라는 말이 자주 나와서 기분이 좋았다.
최종 합격
최종 합격을 했고 이전에 합격한 기업보다 연봉이 조금 작았지만 나에겐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
이직 성공!!
구직활동 합산 결과
총 지원한 기업 수 ( 서울 지역 중심 ) | 25 곳(원티드 5곳 , 잡코리아 20곳) |
응답 없음 | 13곳 |
서류 합격 | 8곳 |
서류 탈락 | 4곳 |
면접 참여 | 6곳(전화면접 1회 , 비대면 1회) |
면접 불참 | 2곳(사전 합격 1회, 리뷰보고 1회) |
최종 합격 | 3곳 |
느낀 점
(1). 면접 실력은 많이 볼 수록 는다. 겹치는 질문 많음 + 요령이 생김
(2). 면접 과정이 까다로울수록 좋은 기업이다.
(3). 기업 리뷰를 확인하는 것도 좋지만 100% 신뢰하진 말자.. 참고만
: 리뷰가 안 좋았던 곳에 면접을 봤었는 데 리뷰와 다르게 정말 좋았다.(퇴사자가 원한을 품은 경우도 있음)
(4). 급하게 취업해서 빨리 관두는 것보다 좀 느리더라도 오래 다닐 기업에 취업하는 게 좋다.
(5). 멀티플레이어를 원하는 곳이 많다.(SI 기업들이 대부분 멀티플레이어를 원함 , 이미지 , 자연어 )
(6).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보다 같이 하고싶은 사람이랑 일하는 게 훨씬 좋다.
(7). 공고가 너무 장기간 올라온 곳은 걸러라.(사람 뽑아도 공고를 내리지 않는다. 금방 관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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